'정보'와 '지식'의 차이
- - 짧은주소 : http://sunnypr.kr/bbs/?t=t
본문
환율이 널뛰기하듯 요동치던 지난해 말, 각종 충격적인 예언을 쏟아내며 `인터넷 경제 대통령'으로까지 불렸던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의 구속을 두고 찬반론자들 사이에서 공방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말 허위 사실을 유포했는지의 여부나 제2, 제3의 또 다른 미네르바가 있다는 등의 얘기는 술자리 안주로 남겨두고 미네르바 사태가 남긴 중요한 교훈 한 가지를 IT적인 관점에서 짚어보고자 한다.
미네르바는 "인터넷 상에 흘러 다니는 각종 경제 관련 `정보'를 끌어모아 글을 썼다"고 고백했다. 전문대 출신에 경제학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백수 생활을 전전하던 그가 당대의 내로라 할만한 경제학자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의 족집게 예측을 했다는 것은 사실 여부를 떠나 놀라운 일이다. 여기에는 한국적인 인터넷 문화가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인터넷이라는 가상 공간 속에서 익명성이 주는 신비감은 소수의 사람으로도 얼마든지 다수의 여론몰이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 사건의 배경이 된 다음의 아고라 역시 전체의 3%에 해당하는 소수 이용자들이 게시물의 절반 이상을 업로드 할 정도로 `마니아'들의 활동은 막강하다. 인터넷에 급속하게 퍼진 미네르바의 글은 수많은 추종자들을 양산해냈고 그를 인터넷 경제 대통령이라 부를 만큼 신드롬으로 자리잡았다.
미네르바 사태는 `정보'가 아닌 `지식'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해주었다. 각종 예언이 허위 사실이었는지는 그다지 중요치 않다. 다만, 그의 말마따나 여러 정보들을 끌어 모아서 하나의 가정법을 도출했다면 그는 어설픈 아마추어 예언가에 불과하다.
정보와 지식은 `안다'는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사전적 의미에서 보면 다르다. 정보는 외부로부터 받아들이는 수동적 성격이 강한 반면 지식은 정보를 받아들인 사람이 주체적으로 가공하는 능동적 성격이 강하다. 다시 말해 정보는 여러 가지 사실들을 필터링 한 뒤 얻어지는 결과물이며, 지식은 정보로부터 다시 가치있고 쓸모있는 것으로 거듭나는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현재까지의 언론보도를 종합해보면 미네르바의 각종 예언은 결국 짜깁기 해놓은 정보였을 뿐이다.
정보와 지식은 기업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경영 요소다. 정보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가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재가공해 지식화하는 작업들이 뒤따라야 한다. 몇 년 전부터 이슈화되고 있는 지식관리시스템(KMS)를 비롯해 지식방송, 지식기반시스템, 지식포털 등이 대표적인 예라 하겠다. 바야흐로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같은 급변하는 환경에 기업들이 발 빠르게 대처해야 생존할 수 있는 세상이다. 기업 내에 축적된 방대한 지식 속에 그 해법이 있을 지도 모른다.
<2009. 디지털타임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