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투와 양복에 대한 고정관념
2017.08.2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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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지금으로부터 약 120년 전, 을미개혁의 일환으로 단발령이 공포됐다. 언제부터 성인 남자들이 상투를 틀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고구려 고분벽화에도 상투 튼 그림이 등장한 것을 보면 약 1천년 이상 이어져 내려온 상투 문화는 단발령을 계기로 서서히 명맥을 잃었다. 물론 단발령은 한국의 전통을 끊고 민족정서를 약화시키려는 일본의 속셈이 숨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부터 유교에서 가르쳐온 신체발부수지부모 불감훼상 효지시야(身體髮膚受之父母 不敢毁傷 孝之始也)에 따라 머리털마저도 손상시키지 않는 것이 효의 시작이라는 유생들의 반발로 쉽게 전파되진 못했다.
역사문헌에 의하면 양복이라는 새로운 의복문화가 도입된 것도 단발령이 발효된 것과 같은 시기인 1895년 경으로 추정된다. 양복은 생김새가 당시 우리 전통 옷과 너무도 차이가 났던 지라 그 문화적 충격은 엄청났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로부터 100여 년이 훌쩍 흘러버린 지금, 양복 문화는 과거 상투처럼 우리네 일상에서 반드시 없어선 안될(?) 고정관념이 돼버렸다.
본디 고정관념이라 함은 어떤 집단이나 사회적 구성원들의 전형적 특징에 대한 신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선입견이나 편견을 불러오기도 한다. 고정관념은 필시 학습에 의한 결과라고 할 수 있으며 사회로부터 학습된 맹목적인 동조를 통해 새로운 문화에 대한 거부감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양복 문화야말로 고정관념의 대표적인 예가 아닐까 싶다.
어떤 경영자들은 양복에 대한 ‘고질적인’ 고정관념에서 여전히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햇볕이 내리쬐는 한 여름에도 양복은 걸쳐야 하며, 반팔 와이셔츠를 입는 것은 법도(?)에 어긋난 것이라 생각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또한 와이셔츠는 당연히 흰색이어야 하고 미팅 시 넥타이는 반드시 매야 하며, 청바지나 털부츠 같은 캐주얼 복장은 절대 안 된다는 규칙을 스스로 만들어낸다. 그러면서 이것이 미국 등 선진국의 비즈니스 문화라는 점을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하지만 미국을 몇 번이나 가봤지만 한국만큼 ‘철저한’ 기업 문화를 본 적이 없다. 애플의 CEO인 스티브 잡스를 보라. 그가 양복을 입은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심지어 수천 명의 청중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도 그는 까만 터틀넥 셔츠에 청바지를 착용하고 있지 않은가. 겉모습만 모방할 일이 아니다. 융통성을 배워야 한다.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우리네 CEO들을 보면 과거 상투에 삿갓을 고집하며 비가 와도 절대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며 노발대발했으리라 짐작되는 고리타분한 선비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21세기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19세기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건 참 슬픈 일이다.
역사문헌에 의하면 양복이라는 새로운 의복문화가 도입된 것도 단발령이 발효된 것과 같은 시기인 1895년 경으로 추정된다. 양복은 생김새가 당시 우리 전통 옷과 너무도 차이가 났던 지라 그 문화적 충격은 엄청났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로부터 100여 년이 훌쩍 흘러버린 지금, 양복 문화는 과거 상투처럼 우리네 일상에서 반드시 없어선 안될(?) 고정관념이 돼버렸다.
본디 고정관념이라 함은 어떤 집단이나 사회적 구성원들의 전형적 특징에 대한 신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선입견이나 편견을 불러오기도 한다. 고정관념은 필시 학습에 의한 결과라고 할 수 있으며 사회로부터 학습된 맹목적인 동조를 통해 새로운 문화에 대한 거부감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양복 문화야말로 고정관념의 대표적인 예가 아닐까 싶다.
어떤 경영자들은 양복에 대한 ‘고질적인’ 고정관념에서 여전히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햇볕이 내리쬐는 한 여름에도 양복은 걸쳐야 하며, 반팔 와이셔츠를 입는 것은 법도(?)에 어긋난 것이라 생각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또한 와이셔츠는 당연히 흰색이어야 하고 미팅 시 넥타이는 반드시 매야 하며, 청바지나 털부츠 같은 캐주얼 복장은 절대 안 된다는 규칙을 스스로 만들어낸다. 그러면서 이것이 미국 등 선진국의 비즈니스 문화라는 점을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하지만 미국을 몇 번이나 가봤지만 한국만큼 ‘철저한’ 기업 문화를 본 적이 없다. 애플의 CEO인 스티브 잡스를 보라. 그가 양복을 입은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심지어 수천 명의 청중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도 그는 까만 터틀넥 셔츠에 청바지를 착용하고 있지 않은가. 겉모습만 모방할 일이 아니다. 융통성을 배워야 한다.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우리네 CEO들을 보면 과거 상투에 삿갓을 고집하며 비가 와도 절대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며 노발대발했으리라 짐작되는 고리타분한 선비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21세기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19세기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건 참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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